발생 확률은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을 테일리스크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지역은행 간의 관계가 올해 테일리스크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테일리스크,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지역은행간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가시화
상업용 부동산은 말 그대로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부동산을 말합니다.
대체로 사업체나 기업에게 임대되어서 임대료나 매각 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지난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가 가시화됐습니다.
지난 2일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2억 6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공시했는데 그중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대손충당금 부분이었습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대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서 마련해 놓는 자금입니다.
예상치였던 4500만 달러의 10배를 웃도는 수준인 5억 52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의 부실대출 위험이 커지면서 충당금 적립률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경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 규모($)>
- 2024년 1170억
- 2025년 5600억
- 2027년 2조 2000억
올해 미국의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이 갚거나 리파이니싱 해야 할 상업 저당 대출 규모는 1170억 달러에 달합니다.
2025년에는 5600억 달러 그리고 2027년에는 2조 2000억 달러에 달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곧 만기가 다가오는 605개의 오피스 중 약 3분의 1이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건물에 설정돼 있는 대출액이 너무 많거나 임대 실적이 저조해서 연간 세전 수익이 부채의 9%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초래된 원인
(1)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첫째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디스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의 공실률은 19% 구간까지 빠르게 올라왔습니다.
보통 업계에서는 20% 구간을 침체 구간으로 해석합니다.
이처럼 공실률이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팬데믹 이후 미국 사회에서 재택근무가 정착하고 기업들도 점차 사무 공간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 고금리
공실 증가와 함께 고금리도 직격탄이 됐습니다.
<상업용 vs 주거용 부동산 대출 비교>
(1) 주거용 부동산
- 주택, 타운하우스, 콘도 등
-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 장기 고정 금리
(2) 상업용 부동산
- 오피스, 쇼핑몰, 창고 등
- 만기일시 상환
- 단기 변동 금리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환 방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원금과 이자총액을 대출기간으로 나눠서 매월 일정하게 상환하는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이 통상적인 주택담보대출시장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대출은 평소에는 이자만 납입하다가 만기시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만기 일시 상환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출의 상당수가 10년 전 저금리 시대에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연준이 강하게 긴축 페달을 밟으면서 기준 금리가 5% 대까지 크게 오르자 상업 저당 대출 금리는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반면, 부동산 담보가치는 가라앉으면서 소유주들로서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특히 지역은행들을 중심으로 부실대출 위험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JP모건은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 미만인 소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28.7%로 대형은행보다 4배 이상 높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은행들이 보유한 상업 저당 대출의 40%가 담보 대상의 자산 가치를 뛰어넘었다는 학계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지역은행과 글로벌 영향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를 조명하게 만든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하루 만에 30% 이상 급락했습니다.
다음날도 10% 이상 내리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금요일장에서 많이 회복하긴 했습니다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실적 발표일이었던 31일 기준으로 크게 내렸습니다.
<지역 은행ㆍ관련 ETF 가격 변동률>
지역은행 | ETF | ||
웹스터파이낸셜 | -4.7% | 아이셰어즈 US 지역은행 ETF | -4.97% |
시노버스파이낸셜 | -4.4% | SPDR S&P 지역은행 ETF | -5.97% |
밸리내셔널뱅코프 | -6.9% | 인베스코 KBW 지역은행 ETF | -5.03% |
지역은행인 오자크 은행 그리고 뉴저지주의 지역은행인 밸리네셔널 뱅코프도 이틀 동안 각각 13% 그리고 14%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또 미국의 지역은행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지역은행 ETF들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인한 은행 위기 우려는 미국을 넘어서 세계 곳곳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도이치방크는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전체 대출의 8%에 달합니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 4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정도로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아오조라 은행도 총 대출 4조 엔 중 2800억 엔 가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인데 이번 부동산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가가 20% 넘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문제가 터진다면 국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건 당연합니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저금리 시기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대거 늘렸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 위기를 간과하지 말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발 불안의 전염 가능성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사태 때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하면서 관련 규제 비용이 늘어나 손실폭이 커졌지만 다른 은행의 손실 규모는 이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해서 파이퍼샌들러의 마크 피츠기본 애널리스트는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는 감고 있던 붕대를 뜯은 것이라며 그들은 회복되고 있고 상황이 더 악화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테일리스크,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지역은행간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